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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앗! 시진핑의 블라디보스토크 탈환이 한국에 날린 강펀치" (최보식의 언론, 2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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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8회 작성일 23-05-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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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앗! 시진핑의 블라디보스토크 탈환이 한국에 날린 강펀치" (최보식의 언론, 2023.05.22)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0431


중국이 165년만에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사용하게 되었다.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을 지난 3월 찾아간 시진핑 주석 ‘Realpolitik(현실정치)’의 성과다.

시진핑은 세번째 임기를 블라디보스토크 탈환과 함께 화려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이 뉴스는 우리와 직접 관계없는 '외신'일까. 

한국은 최소 20년 이상 준비해온 물류 연결 전략에 큰 타격을 받았다. 태평양의 물류가 한국의 부산이나 울산에 도착하고, 거기서 철도를 이용해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를 지나 유럽에 이르는 물류 연결 구상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개발해 물류 전진기지로 사용한다면, 어느 국가가 남한에 물류를 하역하여 철도로 북한으로 이동하려고 하겠는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언제 긴장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남북한을 관통하는 물류 이동을 어느 국가가 원하겠는가. 바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서 중국, 러시아, 유럽으로 이동시키지 않겠는가.

중국과 러시아가 나진항을 개발·사용하고자 했으나, 그렇게 진척이 되지 않았다. 대북 국제제재가 가장 큰 이유고, 그외 북한이 가진 여러 불리한 여건 때문이다.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 사용은 한국에 날린 강펀치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의 물류가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역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하여 동해를 거쳐 대한해협을 지나 중국·일본·동남아시아로 이동한다. 한국은 엄청난 물류 흐름, 끝없이 이어지는 선단에 갇힌다.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과연 상업적인 물류만 블라디보스토크로 오고 갈 것인가. 물류가 흐르면 그것을 지키기 위한 군사적 활동이 따를 것이고, 물류 흐름이 커지면 커질수록 군사활동도 커질 것이다.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군사적 이용하는 것까지 러시아와 합의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 그러나 중·러 밀월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군사적으로 사용하는데 러시아와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겠는가.

중국 함정이 줄을 이어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를 거쳐 혹은 태평양으로 나가 일본 본토를 포위하듯이 감싸며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한 중국 함정이 동해를 거쳐 대한해협을 지나 혹은 태평양으로 나가 일본 전역을 두르며 중국으로 나아가면 국군과 자위대, 주한·주일 미군은 상시적으로 경계태세에 돌입해야 한다. 만약 블라디보스토크에 중국이 사용할 공항까지 건설된다면, 한·미·일의 군사안보적 우려는 정말로 커진다.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항 이용이 어떻게 발전되고 전개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치·군사적으로 커다란 타격이란 사실이고, 일본과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한국과, 미국이 일본과, 그리고 한·미·일 3국이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가는 사이에 중국이 쟁취한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용은 중국의 절묘한 한 수라 할 수 있다. 미·중 경쟁에서 미국이 당한 일격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 탈환은 특히 다음과 같은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첫째, 푸틴 대통령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영토의 ‘현상 변화’가 가능함을 과시하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전쟁광이 아니라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한다.

푸틴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모든 국가들에게 가능성과 경고를 동시에 전하고자 한다. 잘아서 처신하라는 메시지다.

특히 일본에 대해서 그렇다. 러시아가 점령한 일본 북방 4개 도서를 일본이 반환받기 원한다면, 푸틴은 일본이 러시아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는 경고다. 일본이 미국만 쳐다보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인 것이다.

둘째, 시진핑 주석이다. 시진핑 역시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영토의 현상 변화가 가능함을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모든 국가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대만에 대해서다. 시진핑은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만 주민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대만에 대한 경고다.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추구하려는 자신의 의지와 인내를 대만이 시험하지 말라는,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인 것이다.

한미, 한일 관계를 다듬은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향해 ‘Realpolitik’을 펼칠 시기다. 곧 있을 미국의 대중 외교 재개에 맞춰, 한중 간 현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인적 교류 확대와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한다. 무력에 의한 현상 변화의 반대 원칙이 한반도에도 적용됨을 분명히 하고, 블라디보스토크항 개발 참여를 논의하고, 필요시 대통령이 중국을 먼저 찾는 정상회담도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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