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평화협력연구원

손기웅원장 자료실

[손기웅의 통일문] "푸틴의 핵 장난" (최보식의 언론, 2023.08.07)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22회 작성일 23-08-07 13:27

본문

[손기웅의 통일문] "푸틴의 핵 장난" (최보식의 언론, 2023.08.07)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11147


8월 초, 원자폭탄이 처음으로 괴물의 모습을 드러낸 때다. 푸틴이 핵폭탄을 손에 쥐고 저울질하고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떻게든 말려야 한다.

78년 전 8월 6일 히로시마에, 9일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폭발했다. 십만 명 이상이 즉사했다. 우리 국민도 수만 명이 죽고 다쳤다. 모든 주요 도시가 화염에 휩싸이는 상황에서도 미·영·중이 ‘포츠담 선언’을 통해 강요한 ‘무조건 항복’을 거부했던 일본, 8월 15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승리가 의심될 바 없었지만, 원폭을 투하하지 않았다면 막대한 인명 피해를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규슈와 본토는 물론이고 제주도까지 요새화하고 자결을 각오한 일본군의 의도대로 미군이 상륙작전을 펼친다면 100만 명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어찌되었 건 핵무기를 가진 미국은 핵무기가 없는 일본에 핵무기 사용을 통해 종전(終戰)을 앞당기고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자신의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는 푸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태평양전쟁 종결을 떠올리고 있지 않을까.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전쟁은 뻔한 결과를 예견하게 했다. 어른과 애, 러시아가 상대가 되지 않는 우크라이나를 몸 풀기만으로 끝장낼 것으로 보였다. 양국 군사력 비교가 그렇게 생각하게 했다.

독일의 통계전문기관 ‘Statista’(2023.05.05.)에 의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정규병력 4.2배, 전투기 11.2배, 폭격기 26.6배, 전투헬리콥터 16.3배, 전투탱크 6.6배, 자주포 6.9배, 자주로켓발사대 6배, 구축함 15배, 고속함(코르벳함) 86배, 지뢰함이 49배나 많았다. 우크라이나에게 1척도 없는 잠수함을 70척이나 가졌다. 역시 우크라이나는 없는, 숫자로 비교될 수 없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핵탄두를 러시아는 5,977개나 가졌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애가 아니라 ‘다윗’이었다.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쫓겨나고, 지구전과 참호전에 피해는 나날이 늘고 있다. 반란도 일어났다. 푸틴이 전쟁법을 포함한 국제법을 안중에 두지 않고 벌인 행태에도 승리는 요원하다. 수도 모스크바도 피격당하고 있다.

푸틴이 패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열을 잘 정비하여 무기·탄약만 제대로 공급한다면, 전쟁수행력에서 앞서 장기전도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전쟁을 끌수록 동요되는 국내 정황(情況)과 정정(政情), 흔들리는 자신의 지도력이다. 소모전이 이어지면 반드시 불만의 목소리가 튀어나올 것이다.

푸틴이 고민에 빠진다. 소련 정보기관 KGB 출신인 자신이 아무리 정보를 틀어쥐고 통제해도 프리고진의 배신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 즉각 처단하거나 처리하지 못하고 적당하게 타협한 자신을 과격파는 과격파대로, 길어지는 전쟁과 확대되는 전선(戰線)에 피로감·공포감을 느끼기 시작한 온건파는 온건파대로 불만을 스멀스멀 표출할 것이다. 이미 고르바초프 시기에 발생했던 쿠데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가능한 한 조기 종결, 최소한 신속한 전황(戰況) 전변이 필요하다. 대제국 러시아 황제인 자신이 먼저 정전(停戰)을 제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젤린스키가 먼저 손을 내밀게 해야 한다.

핵무기 사용을 말만으로 위협할 것이 아니라, 진짜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 인구 밀집지역이나 핵발전소 같은 민감한 대상은 피하더라도, 본격적 핵무기 사용 위협이 무게를 가지도록 소규모 핵포탄이나 핵지뢰 정도로 뜨거움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지금일 수 있다.

역사상 전쟁을 일으킨 독재자는 끝까지 갔다.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했다. 몸도 성치 않은 푸틴이 무슨 일을 벌일지 예측할 수 없다.

이 순간, 대한민국이 평화의 중재자로 나서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전쟁의 참화를 겪었고,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면서 핵전쟁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우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국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경우, 피침략국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도울 수 있는 우리가 러시아에게는 큰 부담이다. 러시아에게 속칭 ‘쇼당’을 지렛대로 우리가 양국 간 정전과 평화 협상의 중재자로 나서는 것이다.

핵보유국으로부터 침략당해 628만여 명의 난민 발생 등 갖은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 절대 남의 얘기가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지원물품을 보내고 복구와 치유를 위한 연대 활동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는 평화 회복에도 앞장서야 한다. 우리의 평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