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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에 ‘러시아 지원 용병’ 묘수를 쓰면" (최보식의 언론,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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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79회 작성일 22-08-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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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에 ‘러시아 지원 용병’ 묘수를 쓰면" (최보식의 언론, 2022.07.23)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7793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맞는다. 북한은 이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전승절’로 규정하고 통상 성대한 축하행사를 벌인다. 참전했던 노병들을 평양으로 초대하여 환대하고, ‘전승세대의 영웅정신을 계승’하도록 청소년들과 만남을 조직한다.

올해 이날, 김정은의 도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세계정세 흐름의 기조였던 미·중 갈등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과 러·중·북 간 진영대립으로 바뀌었다.
 

일방적 압승이 예상되었던 러시아는 전쟁의 진창에 빠져 전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은 더욱 첨예하게 전면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중·러에 힘을 실어주고,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 김정은은 판단할 수 있다.

더구나 남쪽에 새롭게 출발한 윤석열 정부가 불쾌하기만 하다. 무슨 뜻인지도 모를 ‘남북관계 정상화’를 기치로, 씨도 먹히지 않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운운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사살 사건’을 빌미로 거의 잊고 살았던 ‘인권’을 떠들고 목소리는 더 시끄러워질 태세다. 뭔가 본때를 보여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 부상되는 대만 위기론, 요동치는 세계 경제, 이때 함께 흔들어줘야 한다. 북한 대응에만 집중할 수 없는 미국과 서방의 현 상황, 혼이 빠지도록 명확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지금이다. 유럽과 대서양을 석권해 가는 나치 대응에 연합군이 허덕일 때, 하와이를 기습하며 태평양 전쟁을 개막했던 일본처럼, 전격적 액션으로 세계정세의 한 축을 구축할 때다.

김정은이 ‘전승절’을 맞아 7차 핵 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 미·중·러 대립 속에 추가적인 대북 제재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 전선을 확실하게 형성하면 어정쩡했던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지원도 확실하게 챙길 수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도 가능하다. 국내 지지도가 형편없고, 외교적으로도 성과를 얻지 못하고, 갈수록 깊어지는 경제 문제를 안고 있는, 11월에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바이든이다. 핵 실험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면 강경한 말과는 달리 대화 국면으로 나올 수 있다. 미국의 ‘서지컬 스트라이크(surgical strike‥외과수술 하듯 정확한 타격)’ 운운은 원래부터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고, 작금의 세계정세에서 미국의 대북 군사적 조치는 사실상 어렵다.

북한은 지난해 나름의 축제적 전승절을 치렀지만 금년에는 곤란하다. 경제 여력도 없고, 코로나 역병 확산도 무시할 수 없다. 행사를 확 줄이는 대신, 핵 실험 성과로 위대한 수령에 대한 경외심을 주민에 안기는 것이 ‘비용 대 효과’에서 훨씬 이득이다.

인공위성과 초음속 전투기의 자체 생산으로 고양되었을 남쪽 주민에게 힘의 우위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제압할 수 있다. 핵 실험 한다고 해서 윤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뭔가?

다만 김정은의 문제는 경제다. 통치 자금, 권력층의 기득권 유지, 주민의 최소 생존을 위한 외화가 필요하다.

북한의 돌파구는 ‘용병’ 파견이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허덕이는, 예상과 다르게 낮은 전력과 전의의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다. 갈고 닦은 정예의 인민군을 파병할 수 있다. 6.25 전쟁 시기 받았던 은혜를 갚는다는 명분을 걸 수도 있다. 중국이 6.25 전쟁 개입에 써먹었듯이 정규 인민군이 아니라 인민지원군을 자발적으로 모집하여 보내면 된다. 이미 각국 용병이 활동 중이고, 병력 부족의 러시아가 제시하는 높은 급료도 매력적이다.

세계 각지의 분쟁에 동맹국, 우방국의 병력 파견을 요청하였던 미국이 뭐라 딴죽을 걸 수 있을까? 월남에 파병하여 달러를 벌었던 남쪽이 뭐라 비난할 것인가? 더구나 남쪽도 퇴역병은 물론 현역병도 참전하였다는데.

향후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여 난항에 빠질 경우, 북한은 동맹국 중국도 돕기 위해 파병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의 사인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역시 6.25 전쟁 시 받았던 크나큰 은혜에 대한 보은으로 치장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국제정세는 한계가 없는 ‘경우의 수(數)’의 정글이다. 한 국가가 모든 사안에 일방적으로 승리를 상시적으로 구가할 수 없다. 사안에 따라 힘의 전이(轉移)가, 이해에 따라 힘의 이합집산이, 하나가 아니라 다수의 동시적 전선(戰線)이 중첩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기회 포착을 노리고, 국가이익으로 포장된 권력욕을 추구하려는 정치배들이 난무한다.

김정은, 돌을 언제 어디에 놓을 것인가? 윤 정부의 외교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 실타래 같이 얽힌 이해와 정략의 타산 속에서도 공통분모는 분명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 공감대를 정책화하고 힘을 모아 대처하는 외교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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