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웅의 통일문] "김정은의 전승절 웅변연설, 막판엔 힘이 달려 내리읽어" (최보식의 언론, 2022.07…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820회 작성일 22-08-01 18:25본문
[손기웅의 통일문] "김정은의 전승절 웅변연설, 막판엔 힘이 달려 내리읽어" (최보식의 언론, 2022.07.30)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7843
김정은의 작심 웅변조 연설이었다. 상기된 얼굴로 등장하여 미국과 윤석열 정부를 비난할 때는 오른손 손가락으로는 연설문 문장을 가리키고 왼손은 주먹을 움켜잡으며 감정을 몸으로 표출했다.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 북한이 명명(命名)하고 주장하는 이른바 ‘전승절’에서 김정은의 30분에 걸친 발언은 네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김정은의 자화자찬이다. 70년 전 할아버지 김일성이 전쟁을 승리하였지만, 전승을 이어받은 김정은이 반미 투쟁을 하며 ‘자위를 위한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하고 ‘절대병기를 보유’하는 새로운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통치 아래 핵 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주민들의 뇌리에 확고히 새기고자 한 것이다. 전쟁 노병, 전승 세대에 공을 돌리고 감사하듯 하면서, 자신의 영도력 아래 그 이상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구절구절 표출했다.
둘째, 미국의 정책 변화와 대화를 원한다. 미국이 북한이 하지 않은 위협을 있는 위협으로 만들고, 국제적으로 반북(反北) 여론을 확산시키고, 악마화하여 ‘위험국가’로 낙인찍고, 무력의 일상적 모든 행동들을 도발과 위협으로 오도하고,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으로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도적, 이중적 행태를 보인다고 극렬히 비난은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북·미 관계가 임계선을 넘었다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조·미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에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여 아직 미국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내심을 보여주었다. 미국을 극도로 비난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바이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윤석열 정부와의 대화도 접지 않았다. 윤 정부가 ‘시작부터 도가 훨씬 넘었다’ ‘집권 전과 집권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난은 했다. 또한 국군을 수차에 걸쳐 ‘깡패’로 표현하며 적대감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위험을 자초하는 짓을 숙고해야 한다’고 하여 아직 극단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았다. ‘대통령’ 호칭 없이 윤석열 이름만을 불렀지만, ‘삶은 소대가리’ 등과 같은 직접적 비난은 자제하였다. 역시 윤 정부에 공을 넘기며 ‘원하는 대응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때 없이 우리를 걸고들지 말고 더 좋기는 아예 우리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고 하여 윤 정부보다 미국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음도 표출하였다.
넷째, 김정은이 지금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다’ ‘핵전쟁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다’ 주장은 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미국과 한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데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연설 모두(冒頭)에서 ‘나라 사정도 어려운 데다 얼마 전에는 보건위기까지 겪은 판국’이라 밝힌 바와 같이, 북한 현실이 전쟁을 벌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미, 대남 군사적 의지는 북한 주민용 지도자상 과시다. 동시에 미국과 남한용 정책 변화 호소다.
유념해야 할 점은 우리 사회의 분열이다. 김정은의 강도 높은 윤 정부 비난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진 국내 정국도 한몫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정권 흔들기에 힘을 실어주는 김정은이다. 윤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미정책에 대한, ‘반성 없는 야당’의 공세가 더욱 거셀 것이다.
윤 정부는 천명한 대로 원칙에 입각해 길을 걸어야 한다. 이제 시작이고 지금 상황에 흔들릴 이유가 없다.
대북정책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대화나 협상에서는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다, 인도적인 사안은 북한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리고 정치·군사적인 상황과 관련 없이 협력할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이 말하는 ‘안보 우려’를 해소해주며 담대하게 지원하겠다, 북·미관계 개선도 도와줄 용의가 있다, 종교계를 포함하여 민간이 먼저 대화의 문을 열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단 북한의 무력 행동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하겠다는 윤 정부의, 권영세 통일부장관의 대북정책 원칙과 방향은 옳다.
중반까지 격정적이었던 김정은, 막판에는 힘이 달려 내리읽는 식으로 변했다. 목소리도 탁하고 힘겨워하며 호흡도 거칠어졌다. 가장 힘을 내어 또렷하게 외쳐야 할 대사, ‘동지들, 우리의 위대한 7.27 만세’는 맥빠진 마무리였다.
1989년 10월 7일, 동독 건국 40주년을 맞아 당서기장 호네커는 동독이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갈 것을, 자신의 권력이 건재할 것을 자신하면서 외쳤다, ‘Vorwärts immer - rückwärts nimmer(전진만 있을 뿐 후퇴는 절대 없다).’ 다만 힘 빠진 쉰 목소리였다.
김정은 역시 연설에서 혁명은 세대를 이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도, 후퇴도 굴함 없이 개척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호네커는 직후 10일 만에 축출되었다. 미국과 남한의 정책 변화를 윽박지르는 김정은, 그는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는가, 시간은 누구에게 있는가.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7843
김정은의 작심 웅변조 연설이었다. 상기된 얼굴로 등장하여 미국과 윤석열 정부를 비난할 때는 오른손 손가락으로는 연설문 문장을 가리키고 왼손은 주먹을 움켜잡으며 감정을 몸으로 표출했다.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 북한이 명명(命名)하고 주장하는 이른바 ‘전승절’에서 김정은의 30분에 걸친 발언은 네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김정은의 자화자찬이다. 70년 전 할아버지 김일성이 전쟁을 승리하였지만, 전승을 이어받은 김정은이 반미 투쟁을 하며 ‘자위를 위한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하고 ‘절대병기를 보유’하는 새로운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통치 아래 핵 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주민들의 뇌리에 확고히 새기고자 한 것이다. 전쟁 노병, 전승 세대에 공을 돌리고 감사하듯 하면서, 자신의 영도력 아래 그 이상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구절구절 표출했다.
둘째, 미국의 정책 변화와 대화를 원한다. 미국이 북한이 하지 않은 위협을 있는 위협으로 만들고, 국제적으로 반북(反北) 여론을 확산시키고, 악마화하여 ‘위험국가’로 낙인찍고, 무력의 일상적 모든 행동들을 도발과 위협으로 오도하고,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으로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도적, 이중적 행태를 보인다고 극렬히 비난은 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북·미 관계가 임계선을 넘었다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조·미관계를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한계점에로, 격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여 아직 미국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내심을 보여주었다. 미국을 극도로 비난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바이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윤석열 정부와의 대화도 접지 않았다. 윤 정부가 ‘시작부터 도가 훨씬 넘었다’ ‘집권 전과 집권 후 여러 계기들에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난은 했다. 또한 국군을 수차에 걸쳐 ‘깡패’로 표현하며 적대감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위험을 자초하는 짓을 숙고해야 한다’고 하여 아직 극단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았다. ‘대통령’ 호칭 없이 윤석열 이름만을 불렀지만, ‘삶은 소대가리’ 등과 같은 직접적 비난은 자제하였다. 역시 윤 정부에 공을 넘기며 ‘원하는 대응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때 없이 우리를 걸고들지 말고 더 좋기는 아예 우리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고 하여 윤 정부보다 미국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음도 표출하였다.
넷째, 김정은이 지금 상황에서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그가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철저한 준비가 되어있다’ ‘핵전쟁억제력 또한 절대적인 자기의 힘을 자기의 사명에 충실히, 정확히, 신속히 동원할 만전태세에 있다’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다’ 주장은 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미국과 한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데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연설 모두(冒頭)에서 ‘나라 사정도 어려운 데다 얼마 전에는 보건위기까지 겪은 판국’이라 밝힌 바와 같이, 북한 현실이 전쟁을 벌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미, 대남 군사적 의지는 북한 주민용 지도자상 과시다. 동시에 미국과 남한용 정책 변화 호소다.
유념해야 할 점은 우리 사회의 분열이다. 김정은의 강도 높은 윤 정부 비난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진 국내 정국도 한몫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정권 흔들기에 힘을 실어주는 김정은이다. 윤 정부의 대북정책과 대미정책에 대한, ‘반성 없는 야당’의 공세가 더욱 거셀 것이다.
윤 정부는 천명한 대로 원칙에 입각해 길을 걸어야 한다. 이제 시작이고 지금 상황에 흔들릴 이유가 없다.
대북정책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대화나 협상에서는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다, 인도적인 사안은 북한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리고 정치·군사적인 상황과 관련 없이 협력할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북한이 말하는 ‘안보 우려’를 해소해주며 담대하게 지원하겠다, 북·미관계 개선도 도와줄 용의가 있다, 종교계를 포함하여 민간이 먼저 대화의 문을 열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단 북한의 무력 행동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하겠다는 윤 정부의, 권영세 통일부장관의 대북정책 원칙과 방향은 옳다.
중반까지 격정적이었던 김정은, 막판에는 힘이 달려 내리읽는 식으로 변했다. 목소리도 탁하고 힘겨워하며 호흡도 거칠어졌다. 가장 힘을 내어 또렷하게 외쳐야 할 대사, ‘동지들, 우리의 위대한 7.27 만세’는 맥빠진 마무리였다.
1989년 10월 7일, 동독 건국 40주년을 맞아 당서기장 호네커는 동독이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갈 것을, 자신의 권력이 건재할 것을 자신하면서 외쳤다, ‘Vorwärts immer - rückwärts nimmer(전진만 있을 뿐 후퇴는 절대 없다).’ 다만 힘 빠진 쉰 목소리였다.
김정은 역시 연설에서 혁명은 세대를 이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도, 후퇴도 굴함 없이 개척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호네커는 직후 10일 만에 축출되었다. 미국과 남한의 정책 변화를 윽박지르는 김정은, 그는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는가, 시간은 누구에게 있는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