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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17] "인간과 자연의 상생, 팔후우스 생물권보전지역센터" (매일경제,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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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60회 작성일 21-11-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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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17] "인간과 자연의 상생, 팔후우스 생물권보전지역센터" (매일경제, 2021.10.25)

https://www.mk.co.kr/premium/special-report/view/2021/10/30984/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안내를 받으며 팔후우스(Pahlhuus)에 도착했다. 유네스코 샬호수 생물권보전지역정보센터(Informationszentrum des UNESCO-Biospharenreservat Schaalsee)이자 유네스코 엘베강 천변생물권보전지역(UNESCO-Biospharenreservat Flusslandschaft Elbe) 및 샬호수-엘베강 생물권보전지역(Biospharenreservat Schaalsee-Elbe) 관리청을 겸하고 있다.

지난 호('하루아침에 뒤바뀐 운명, 슐락스도르프 접경박물관')에서 본 바와 같이 동서독 북부지역 접경선을 이루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샬호수의 중간을 분단선이 갈랐다. 통일 후 접경지역 전역에 조성된 '그뤼네스 반트' 가운데 샬호수-엘베강 생물권지역은 가장 핵심적인 보전지역이다. 희귀 동식물이 자연 상태로 보호될 뿐만 아니라 훼손된 동식물이 회복해가는 지역으로, 관광객 휴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샬호수 천변에 조성된 습지체험로 입구, EU가 투자했다는 간판 너머로 서식하는 식물상의 철제 명함판이 서있다. / 사진=손기웅

▲ 죽은 나무를 안식처로 삼은 생물이 문패를 달았다, / 사진=강동완

▲ 곤충호텔, 인간에 의해 다양한 곤충들이 한 지붕 가족이 되었다. / 사진=손기웅

▲ 샬호수와 천변에 서식하는 생물다양성 현황 안내판 / 사진=손기웅

분단 기간 동서독의 자연보호자 간에 간헐적 접촉은 있었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교류는 없었다. 동독이 1976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계획에 참여한 반면, 서독은 자연공원과 국립공원을 선호했다. 1985년 우베 바르셸 서독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지사는 샬호수와 주변의 호수, 그리고 천변지역을 포함하는 동서독 접경지역에 '초접경보호지역'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 샬호수 대상 동서독 자연보호협력을 소개한 1985년 언론보도 / 사진=손기웅

동독도 여기에 관심을 표명해 1987년 동서독 간 '환경보호협정'이 체결되면서 협력의 구체화 방안이 논의됐다.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1990년 3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동독 마지막 정부는 통일(10월 3일) 직전인 9월의 마지막 내각 회의에서 샬호수를 포함하는 '국립공원계획(Nationalparkprogramm)'을 통과시켰다. 동독 자연보호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자 동독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접경선 인근의 통제지역, 군 훈련지, 국가사냥지역 등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통일조약의 한 부분을 이룬 이 계획에는 모두 30만200㏊ 규모의 6개 생물권보전지역, 12만9500㏊ 규모의 5개 국립공원, 5만5800㏊ 규모의 3개 자연공원이 포함됐다. 1만6200㏊ 규모(축구장 2만2800개 크기)의 샬호수 자연공원도 여기에 속한다.

통일 이후에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발전했다. 독일 '환경·자연보호연맹(Bund für Umwelt und Naturschutz Deutschland)', 이른바 '분트(BUND)'는 이 지역을 확장했고 국가적 차원에서 자연을 보호해야 할 상징지역으로 조성했다. 노력의 결실로 2000년 샬호수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동서독 접경지역에서 그뤼네스 반트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지역이 어떻게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발전됐는지에 대한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MAB·Man and the Biosphere Programme)'은 어떻게 인간이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것인가, 또한 이를 경제적·사회적 발전과 문화 가치, 지속적인 보전과 연계할 것인가를 실현하고자 한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국립공원 개념과 달리 MAB는 인간의 경제적 활동을 생물권 보전과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샬호수 보전지역은 그러한 원칙에 따라 농업, 어업, 산림, 관광 그리고 인간의 거주, 교통 기반시설, 산업 활동을 지속적인 환경 및 생태계 보호·보전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 분단시킨 인간이 다시 이었고, 자연이 증인이 됐다.


▲ 40년 간 저 너머가 또 하나의 독일이었다. / 사진=강동완


▲ 2021년 10월 다시 찾은 팔후우스, 동서쪽에서 모여 바이오시장을 열었다. / 사진=손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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