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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19] "분칠로 역사 앞에 선 슈반하이데 기차역" (매일경제,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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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26회 작성일 21-11-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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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백두산으로-19] "분칠로 역사 앞에 선 슈반하이데 기차역" (매일경제, 2021.11.08)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11/1055593

1945년 분단 이전에 동서독 간에는 47개의 철로가 운행되었다. 어디든 통했던 기찻길은 분단 후 9개만 남았다. 그마저도 2개는 화물전용으로 사용되었다. 통일 후 9개 철로 가운데 중요한 철로만 보수돼 사용되고, 나머지는 통과지로 이용되면서 역사(驛舍)는 사라졌다.

동독은 접경 기차역에 '접경통과검문소(Grenzübergangsstelle: GÜST)'를 설치하였다. 국경수비대(GT), 세관원, 비밀경찰 슈타지(Stasi) 인력이 함께 근무하면서 특히 동독인의 탈출을 삼엄하게 감시했다. 분단 시기 운행된 9개 도로 연결지점에도 마찬가지로 GÜST가 운영되었다.

한편 서독은 접경지역 도로와 철도에 '통과처리소'를 설치하였다. 세관원, 접경수비대 및 접경공무원이 여행객에게 접경지역 및 동독 관련 주의를 환기시키고 편의를 제공하였다. 접경수비대는 동독 GT의 동향을 감시하였다.

1972년 기본조약이 체결된 이듬해부터 접경지역 주민들의 상호 방문의 문이 열렸다. 위 사진에서 사선이 그어진 지역은 이른바 '작은 접경통행(kleine Grenzverkehr)' 허용 지역으로 동서독 주민들은 지정된 지역에 한해 당일 방문이 가능했다. 서독 주민의 동독 방문이 대부분이었다.

분단 시절, 서독 지역인 함부르크에서 출발한 기차는 뷔헨을 거쳐 접경선을 지나 동독에 위치한 슈반하이데(Schwanheide) 기차역에서 정차해 GÜST의 검문을 받았다. 서독과 서베를린 사이를 오가는 4개 열차 노선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슈반하이데 역사는 이제 사라지고 지금은 부속건물만 텅 빈 채 남아 있다.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던 헤른부르크역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녹슬고 낡아 깨어진 유리창 조각들이 볼썽사납게 뒹굴었지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감격스러웠다.

위풍도 당당했던 쉬반하이데 역사 앞을 동독의 ‘독일제국철도(Deutsche Reichsbahn: DR) 열차가 달리고 있다. 비밀경찰 슈타지와 국경수비대가 사용했을 사진 위 왼쪽 부속건물은 통일 이후 문을 닫았다(사진 아래).
사진설명위풍도 당당했던 쉬반하이데 역사 앞을 동독의 ‘독일제국철도(Deutsche Reichsbahn: DR) 열차가 달리고 있다. 비밀경찰 슈타지와 국경수비대가 사용했을 사진 위 왼쪽 부속건물은 통일 이후 문을 닫았다(사진 아래).


<사진> 한 때의 영화를 간직하려 분칠로 단장했으나, 허물어진 본 모습을 숨길 수는 없었다. / 사진=손기웅

바이마르공화국 시절인 1920년부터 운영된 DR는 분단 시기 동독이 이름을 이어받았다. 서독은 '독일연방철도(Deutsche Bundesbahn:DB)'를 만들어 운영하였다. 통일 이후 DR는 DB에 통합되었다.

DR 로고의 변화, 위 사진 왼쪽이 바이마르공화국, 오른쪽이 나치 시대, 그리고 아래 사진이 동독 시기다.

<사진> DR 로고의 변화, 위 사진 왼쪽이 바이마르공화국, 오른쪽이 나치 시대, 그리고 아래 사진이 동독 시기다.

<사진> 서독 DB의 로고

<사진> 쉬반하이데 역무원으로 근무했던 노베르트 바이제 씨의 신분증과 당시 일하던 모습으로 현재 그는 쉬반하이데를 온라인 상에서 기록하고 있다. / 사진=Norbert Weise


서독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를 마주 보는 동독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접경지인 슈반하이데는 엘베강의 지류에 위치한 '그뤼네스 반트(Grünes Band)'다. 이곳을 포함하여 동서독 5개 연방주에 걸친 엘베강 길이 400여 ㎞, 넓이 약 28만2250㏊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중에서 메클렌부르크주는 약 4만6100㏊를 차지한다.

거의 멸종되었던 수달이 다시 살아났다. 여름에는 목초지에 흰색 황새가 날아다니고, 200여 종의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사진> 쉬반하이데를 포함하는 유네스코 엘베강 천변 생물권보전지역 안내판 / 사진=손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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