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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미국 앞에서 보여준 이재명의 가치관, 왜 중국 앞에선 달라지나" (최보식의 언론: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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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55회 작성일 22-02-0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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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미국 앞에서 보여준 이재명의 가치관, 왜 중국 앞에선 달라지나" (최보식의 언론: 2021.11.17)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386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말을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간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말이니 한 단어 한 문장을 허투루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말이 가져올 파장을 염두에 두는 계산된 발언이라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산전수전공중전 겪은 정치인이 아니던가.

그의 말은 세상이나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무엇이 좋고 옳고 바람직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준거 틀인 그의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나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통념이나 규범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 후보 가치관의 일관성이 의심되는 데 있다. 가치관의 표현인 말이나 글이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가치관이 무엇인지, 과연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최근 이 후보는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고 “결국 나중에 일본이 분단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단되며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데 미국의 책임이 있고,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분단되고, 분단되었기 때문에 전쟁이 난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는 일리(一理)가 있다.

1905년 미국과 일본이 체결한 밀약(密約)을 통해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일본이 인정하고, 대한제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을 미국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미국에게는 물론, 한반도의 분단에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따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 말에 앞서 “한국은 미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전쟁에 이겨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그런데 이 거대한 성과의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의 도움에 감사하면서, 더 나은 한미 관계를 엮어가기 위해 과거의 뼈아픈 역사를 ‘작은 그늘’이라 애써 줄여가면서 지적한 것은 국가지도자로서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이재명 후보가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를 만나 나눈 말에 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정말로 지정학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가까운 관계이고 또 역사적으로 문화를 함께하는 정말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한중 간의 이 경제적 협력 의존 관계가 계속 심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는 미리 좀 얘기를 해 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문제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문제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은 사실 중국이든 우리 한국이든 모두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그런 방안들을 잘 찾아내고 또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서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동북아 상황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강대국이자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대권 후보로서 거의 상견례하는 자리에서 보여준 이재명의 언행이다.

가치관에 일관성이 있다면 이 후보는 “한국은 중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경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이뤘다. 그런데 이 거대한 성과의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 “한반도가 통일되지 않은 이유는 중국이 6.25 전쟁에 개입했기 때문이고 한반도가 지금과 같은 질곡을 겪는 원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라 말했어야 했다. 청일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다.

사진 1: 청일 전쟁 후 담판하는 청과 일본, 멍하니 앉아 있는 조선 / 필자 제공

이 후보는 오소프 의원에게 “지금 미 상원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관련 법안이 심의 중이라고 들었다”며 “인권과 인도주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이 문제에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싱하이밍 대사에게도 “인권과 인도주의에도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이 후보는 싱하이밍 대사를 만나는 날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만났다고 한다. 일각에서 미국과 중국을 동등하게 중요시하는 후보 의지의 표현이라 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비난받을 이유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의 행태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대해 드러나는, 차이를 보이는 그의 가치관, 그것에 바탕을 둔 그의 말이다.

개천에서 용 된 이재명 후보다. 자유와 민주주의가 지켜졌기에 오늘의 그가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웠던 미국에게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 후보자다.

중국의 개입으로 더 많은 희생이 더 따랐고, 조국의 분단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동포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복지를 모른 채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게도 시시비비를 가리는 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이 부여한 가치를 구현할 대통령을 기대한다. 헌법에 입각하여 당당하게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원한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조변석개(朝變夕改)가 아니라, 일관성 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국가지도자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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