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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승부수...‘종전선언’의 군불에 장작을 쏟아붓고 있지만" (최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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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30회 작성일 22-02-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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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의 통일문]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승부수...‘종전선언’의 군불에 장작을 쏟아붓고 있지만" (최보식의 언론: 2021.12.05)

https://www.bosik.kr/news/articleView.html?idxno=4198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의 군불에 장작을 쏟아붓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북핵문제에서 어느 것 하나 이룬 바 없는 정권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남북을 오가며, 외국을 넘나들며 온갖 요란으로 펼쳤던 ‘쇼’는 두고두고 허망함으로 비판받게 될 것이다.

작금의 정황에서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가공할 북한의 핵 무력, 대북 제재, 제재에 반하는 도발, 낱알 한 톨도 더 거둬야 하는 식량난, 헤어날 길 없는 경제난, 인권이 무엇인지 알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그 속에서 만세를 외치는 북한 주민‥.

‘종전선언’이 도대체 무엇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과 행동 변화가 없는 가운데 종이 한 장이 어떤 변화를 한반도에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인가.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이 도대체 어떤 변화와 결과를 한반도에 가져왔는가. 북한이 이들에 응한 것은 당시에 처한, 처음으로 겪은 복합적이고 중첩적 위기 속에서 체제 생존을 위한 ‘시간 벌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민족해방혁명을 기치로 북한이 채택했던 3대 혁명역량, 즉 ‘북조선 혁명력량’, ‘남조선 혁명력량’, ‘국제적 혁명력량’ 강화 전략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던 당시였다. 정부 수립 후 최초의, 최악의 상황이었다. 경제난에 접어든 반면 남쪽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소련과 중국이 변했고, 동구 사회주의국가들이 무너졌으며, 형제국 동독이 역사 속에 사라진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황에서 탈출구가 남북대화였다. 김일성의 기막힌 ‘쇼’였다.

김정은이 처한 지금의 상황은 그때보다 더 나쁘다. 제재로 통치자금이 떨어졌다. 인력과 자원 수출이 막히고, 경협과 관광이 중단되었고, 식량도 없다. 코로나19가 닥치면 대책이 있을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와의 경제력 차이는 유사 이래 가장 크다.

동독이 어떻게 망했는가를 우리보다 북한이, 유럽에서 유학했던 김정은이 잘 알 것이다. 서독의 영향으로 동독 주민의 눈과 귀가 열렸고, 인민민주주의를 표방한 자국보다 서독에 더 많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복지가 있다고 깨닫자 그들이 서쪽으로 행진했다는 사실을 잘 연구했을 것이다.

참으로 ‘기특한’ 문 대통령이었다.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남쪽으로부터의 영향을 앞장서 차단해주었다.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이란 표현은 속임수이다. 접경지역에서는 물론이고 제3국에서조차 북한 주민에 자료·정보의 제공을 통제한다는 독소 조항을 가진 법이다. 오로지 전단 살포에 의해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법인양 호도하기 위한 만든 명칭이다. ‘대(對)북한 주민 자료·정보 차단법’ ‘북한 주민 눈·귀 막는 법’이 정확한 표현이다.

이런 혁혁한 공로를 바탕으로 김정은에게 문 대통령이 내민 청구서가 ‘종전선언’이다. 김정은의 구미가 더 당기도록 목하 한·미 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종전선언이 남한 정치에서 가지는 의미를 누구보다 김정은이 잘 알 터이다. 문 대통령이 그나마 역사책에 기록될 수있는 기회, 정권 연장을 위한 차기 대선에의 영향이다. 문 정부의 한·미 협상에 김정은이 “더, 좀 더‥”를 압박하고 있는 이유다.

종전선언에 김정은이 가지는 이해관계는 지난 칼럼 ‘종전선언, 문 정권에서는 아니올시다’에서 상론한 바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녹록지 않다. 문 대통령을 믿었다 큰 코를 다쳤던 하노이에서의 뼈아픔이 아직 전신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의 실제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문 대통령은 끝까지, 내년 대선 전까지 장밋빛 향기를 모락모락 피울 것이다. 그것을 지렛대로 국내 정국에, 이재명 캠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할 것이다. 지난 5년간 문 정권이 보여온 정치행태의 완결판이다.

종전선언은 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동북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종전선언은 한반도 평화는 물론이고 통일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분단 고착의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선언에 북한의 변화, 북한 주민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 통일이 아니라 분단 고착에 기여하고, ‘분단 부역자’에 가까운 문재인 정부는 자격이 없다.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평화통일을 지향하지 않는 종전선언은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이 아니다.

둘째, 김정은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말이나 글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김정은이 대남정책상 변화를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 무력 도발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종전선언에 남·북·미·중이 함께 서명해야 한다. 남·북·미가 종전선언을 하면 전쟁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면제하는 것이다. 종전선언 체결 자체가 아니라 그 실제적 이행이 중요하다면, 전쟁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체결국인 중국을 종전선언에도 참여시켜 그 이행에 책임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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